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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심상치않다

Posted April. 01, 2013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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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상징인 후지() 산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약 300년 만에 화산이 분출해 대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야마나시() 현 치수과에 따르면 후지 산과 약 5km 떨어져 있는 가와구치() 호수의 수위가 지난달 4일 오전만 해도 기준점 아래 3.2m였지만 한순간에 4.2m가 더 내려가 기준점 아래 7.4m로 떨어졌다. 호수 바닥 일부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마무라 히데키() 무사시노가쿠인()대 특임교수(지질학 전공)는 언론 인터뷰에서 호수 수위는 지하의 변화 상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후지 산 분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산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진도 심상치 않다. 후지TV에 따르면 후지 산과 30km 정도 떨어진 온천지역인 하코네()에선 올해 들어 미세 지진이 1700회 일어났다. 예년보다 10배 정도 많은 횟수로 하루 150회 정도 일어난 날도 있다. 이 때문에 관광 케이블카를 한때 중단시키기도 했다.

후지 산은 1707년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분화한 적이 없다. 하지만 수십 년 전부터 분화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일본 화산분화예측 연락회는 2001년 2월 후지 산 분화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검토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후지 산 분화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대지진 나흘 후 시즈오카() 현 동부에서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했고, 그 직후 후지 산 언덕에 30m 길이의 균열이 생기기도 했다. 당시 도쿄대 지질연구소의 나카다 세쓰야() 교수는 시즈오카 지진 때 후지산이 분화하지 않은 게 이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후지 산이 1707년에 일어난 수준으로 분화(분출물 0.7km)한다면 최대 2조5000억 엔(약 29조5000억 원)의 경제적 피해가 생길 것으로 일본 중앙방재회 후지산 재난지도검토위원회는 추정했다. 대부분의 피해는 화산재에 의한 것이다. 화산재가 0.5mm 쌓이면 벼를 수확할 수 없고 5mm 쌓이면 도로가 폐쇄된다. 1cm면 정전, 전파 장애, 상하수도 마비 등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후지 산과 약 100km 떨어져 있는 도쿄는 전 지역에 210cm의 화산재가 쌓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실상 수도 기능이 마비되는 것이다.

후지 산 분화 가능성이 높아지자 후지 산 인근의 야마나시 시즈오카 가나가와() 현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3개 현은 지난해 6월 후지산분화방재대책협의회를 구성해 피난 계획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회의에서는 후지 산이 분화했을 경우 약 75만 명이 피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지진해일(쓰나미)을 대비해 피난 빌딩을 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 지자체가 화산재해 피난 빌딩을 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당장 후지 산이 분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화하려면 후지 산 아래 마그마의 온도가 올라가고 상당한 지각변동이 관측되어야 하는데 그런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형준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