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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총선 안철수 마케팅

Posted March. 31, 2012 07:06   

고()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으로 이번 총선에서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인재근 후보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부터 받았다는 당선 기원 메시지를 공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 송호창 후보(경기 의왕-과천)도 안 원장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두 사람 모두 민주통합당 후보다. 인 후보 측이 공개한 것은 안 원장의 인용허락을 받았다고는 하나 김 고문 빈소를 찾아와 준데 대한 감사전화를 할 때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다. 송 후보 측이 공개한 것은 언제 어느 맥락에서 말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인물평이다.

안 원장은 민주당으로부터 비례대표 1번을 제의받고 거절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는 지난 27일 서울대 강연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의 상호보완성을 강조하면서 양쪽이 모두 개혁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는 몰라도) 지금 당장은 정치에 개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총선을 눈앞에 두고 특정 정당의 개별 후보에 대한 지지로 비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며칠 전 자신이 한 말과 다르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5%도 안 되는 지지를 보였던 박원순 후보는 안 원장의 지지를 받자마자 단번에 50% 안팎으로 올라서 당선됐다. 지역구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 후보와 송 후보 측이 노리는 것은 안철수 효과를 이용한 선거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안 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의 대선 양자 대결 구도에서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온다. 그의 말 한마디가 부동층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후보들로서는 안철수 효과의 유혹에 끌릴 수밖에 없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그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사람이 총선에 본격적인 참여하지 않고 한 두 후보에게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영 어울리지 않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그가 이번 총선에서 지지한 후보들이 당선될지는 알 수 없다. 안 원장은 서울대 강연에서 내가 틀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수와 진보 진영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외면하고 자기 답이 맞다는 증거만 찾는 사람과 같다고 비판했다. 안 원장의 선택도 틀릴 가능성이 있다면 차라리 유권자들의 선택에 맡겨놓고 한 발짝 떨어져 관전하는 것은 어떨까.

송 평 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