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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전시 한달 남북 군피로누적 심각

Posted December. 23, 2010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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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국군의 비상경계태세가 한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북한군도 마찬가지여서 남북 모두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2일 지난달 23일 이후 전군에 국지도발 작전의 최고 수위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북한의 군사활동을 추적하는 정보감시태세 워치콘도 2단계로 격상해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서해 5도 지역은 경계태세를 1급으로 강화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병사들의 휴가 금지가 해제된 것 외에는 여전히 전군은 한 달 가까이 초긴장 상태에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북한군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은 연평도 도발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주둔해 있는 인민군 서해함대사령부 예하 해군 8전대에 준전시상태 명령을 하달하고 전투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함정과 병력이 전투 및 비상출동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군은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하면 갱도생활을 하게 되는데 한 달 가까이 갱도생활이 계속되면서 상당히 지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 가운데 어느 쪽이든 먼저 비상경계태세를 풀어야 상대방도 경계를 풀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서로 상대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동향을 살피면서 조금씩 경계를 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우선 전투기 출격 횟수부터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계태세가 강화되면서 이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투기들이 무거운 미사일 등을 탑재한 채 평소보다 여러 차례 출격하고 있고 다양한 해군 전력도 비상대기를 하고 있어 유류비용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병들의 피로도뿐만 아니라 장비의 피로도도 높아가고 있다. 잦은 출격과 비상대기로 장비들도 제때 쉬거나 정비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군은 어려운 경제 탓에 경계태세 유지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은 미그 23기의 출격을 최대한 자제한 채 서해 5도와 가까운 공군기지에 비상대기만 시킨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포 등 일부 전력을 전진 배치하는 과정에서 유류비용이 들었겠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대신 북한은 해안포 갱도 진지의 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면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말로만 위협하고 있다.



박민혁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