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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방글라데시 근로자 폭동

Posted December. 14, 2010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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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출 1위인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만드는 영원무역의 방글라데시 치타공 공장에서 근로자 수만 명이 폭동을 일으켜 현지 근로자 3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다쳤다. 방글라데시 근로자들은 숙련도에 따라 1급에서 7급까지로 분류돼 임금을 차등지급 받는다. 올해 방글라데시 정부는 7급 근로자를 대상으로 최저임금제를 도입해 임금을 올려주도록 했다. 그러자 나머지 16급 근로자들도 같이 임금 인상을 해줄 것을 요구하다가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치타공 지역의 다른 한국 기업도 공격했다. 이번 폭동이 반한()감정을 촉발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영원무역은 1987년 일찌감치 방글라데시로 진출해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봉제업의 특성상 임금이 싼 나라에서 제품을 만들어 원가를 낮춰야만 수출경쟁력이 높아진다. 그러나 현지 근로자들이 갈수록 높은 임금을 요구해 마찰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방글라데시에는 합법적 노조가 없어 근로자의 요구가 완충장치 없이 폭력시위로 곧바로 연결된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

올해 대만기업 폭스콘의 중국 현지공장에서 근로자 13명이 잇따라 자살해 큰 충격을 주었다. 이 공장 근로자들은 저임금과 초과 근무에 따른 고통을 호소했다. 올해 6월에는 일본 혼다자동차의 중국공장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대규모 파업이 일어나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중국 근로자의 임금이 높아지자 임금이 더 낮은 곳을 찾아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옮기는 한국기업도 늘고 있다. 근로자들은 임금을 더 받겠다고 시위을 벌였지만 이번과 같은 과격 폭력시위는 결국 외국 기업들을 내보내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인종차별, 성희롱, 종교관습 같은 생소한 이슈 때문에 근로자의 반발을 낳고 이것이 소송으로 이어져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은 값싼 노동력 활용과 선진기업 따라잡기 전략을 통해 글로벌화를 진행했다. 이제 그것만으로는 안 되고 글로벌 인사관리가 해외 경영의 핵심이 돼야 함을 이번 사태는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화에 못지않게 현지화가 해외진출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