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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문수의 박정희 재평가

Posted November. 23, 2010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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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날 때 지지율은 22%로 바닥에 가까웠다. 차기 대통령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취임 전 백악관의 오찬 초대를 대놓고 거절했을 정도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면서 평가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1948년 일본에의 원자폭탄 투하, 1950년 한국전쟁 참전 등 자국내 지지도 하락의 요인이었던 결정이 새로운 조명을 받았다. 트루먼은 신념을 위해 싸운 정직한 시민이자 시대에 앞섰던 작은 거인으로 평가받고 있다(대통령의 오판토머스 J. 크라우프웰).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대통령학의 권위자인 리처드 노턴 스미스는 대통령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8가지 잣대를 제시했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라. 국민을 감화시키는 권위를 가지라. 위대한 적과 싸우라.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라. 후대의 평가에 연연하지 말라. 현재의 잣대로만 평가하지 말라. 의도하지 못한 결과는 무시하라. 다망면에 걸쳐 업적을 쌓으라. 요컨대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대통령 직을 수행하면 트루먼처럼 후대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2일 평생 박정희 대통령을 반대했지만, 이제는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상대 재학시절 교수들이 자동차산업은 기술 자본 시장이 없고 후진국이 성공한 사례가 없어 안된다고 했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하면 된다고 밀어붙여 성공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지사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그의 재임 시절 추진한 영종도 신공항이 세계 최고의 공항이 됐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선 도시계획과 건축분야에서 세계 1위 라고 추켜세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기념사업을 총괄하는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이사장 문재인)은 최근 노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해 180억원의 국고()지원을 신청했다. 노 대통령의 기념관도 잘 지어야 하겠지만 대한민국의 기틀을 다지고 전쟁을 극복한 이승만 대통령이나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현창하는 기념사업이 활발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이승만 대통령도 419 학생혁명으로 쫓겨났고, 박 대통령은 독재자라는 말을 들었으나 지금은 그들의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볼 때다.

박 성 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