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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 정치태풍 FTA 반대해온 세입위원장도 바뀔듯

워싱턴에 정치태풍 FTA 반대해온 세입위원장도 바뀔듯

Posted November. 03, 201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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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장악이 확실시되면서 워싱턴 권력관계의 지형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으로서는 2006년에 내줬던 의회권력을 상당 부분 되찾으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로 구성되는 공화당의 지도부는 한국의 대미관계와 6자 회담을 포함한 북한문제, 그리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미국과의 경제 및 통상현안을 다시 검토할 개연성이 높다.

FTA 의회 비준 상대적으로 쉬워져

하원의 권력 이동이 중요한 것은 미국 의회가 갖는 고유의 권한 때문. 한국의 입법부에 비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하원은 세입 및 세출법안에 대한 발의권을 가지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권도 있다. 한국 정부가 가장 큰 관심을 쏟고 있는 한미 FTA 처리의 키도 사실상 하원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본회의 상정 권한을 갖고 있는 하원의장과 공화당 집권 시 추대될 상임위원장의 권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미국 의회는 한국처럼 야당과 상임위원장을 배분하지 않고 집권당이 단 1석이라도 많은 경우 모든 위원장을 독식한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한미 FTA에 사생결단 반대론자였던 샌더 레빈 민주당 하원 세입위원장의 거취. 레빈 의원은 자동차 산업의 본산인 미시간 주에서 무난히 14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장악할 경우 세입위원장 자리를 현 공화당 간사인 데이브 캠프 의원에게 넘겨줘야 한다. 캠프 의원 역시 미시간 주 출신이라 현재 한미 FTA 의회비준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인 자동차 분야에 대한 재논의의 진행방향을 주목하고 있지만, 의회 비준은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 하원의장이 될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에릭 캔터 공화당 원내총무 등 현 공화당 지도부 역시 자유무역 지지론자이며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타결된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에 호의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한미 공조는 굳건대북관계는 강경해질 듯

동맹을 중시해 왔던 공화당의 기존 외교안보 노선을 고려할 때 한미관계 역시 현재의 찰떡공조를 유지하는 데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지배하는 의회에서 한미동맹의 강화 및 625전쟁 60주년 기념 결의안 등을 채택해 초당적으로 협조했다.

대북관계는 더 강경해질 가능성이 높다. 하원 외교위원장이 유력한 공화당의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의원(플로리다)은 쿠바 이민자 출신으로 북한의 인권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 움직임에 강력한 반대의 뜻을 피력해 왔다.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이 나온 직후에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입법을 추진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의회 소식통은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면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는 또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재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자 인권문제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외교위 산하의 테러비확산무역 소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