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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의 예언 이번에는? 이번에도?

Posted June. 30, 201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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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황제 펠레가 최근 브라질 언론을 통해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은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 중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16강 대진표가 짜인 후 나온 발언이었다. 세 팀은 나란히 8강에 올라 우승컵에 한 발짝 다가섰다. 사실 이번 발언은 일반인이라도 쉽게 할 수 있는 말이다. 세 팀 다 전통의 강팀. 이번 대회에서도 안정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한 팀도 아닌 세 팀이나 찍었으니 펠레의 예측이 맞을 가능성은 꽤 높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네덜란드가 우승의 한을 풀 것 우루과이가 펠레의 힘을 받아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릴 것 등 다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줄곧 빗나갔던 펠레의 저주 때문이다. 월드컵 등 주요 대회에서 펠레가 꼽은 우승 후보는 어김없이 탈락했고 그가 지목한 차세대 축구 스타들은 제대로 꽃피우지 못했다.

근래 월드컵만 보더라도 펠레의 위력은 대단하다. 펠레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아르헨티나와 프랑스가 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예언했지만 두 팀 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 대신 조국 브라질에 대해선 조별리그 통과도 힘들다고 했지만 우승을 차지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펠레가 우승 후보로 지목한 스페인은 결승은커녕 16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펠레가 내린 최악의 저주는 1994년 미국 월드컵. 그는 콜롬비아를 우승 후보 1순위로 찍었다. 지금처럼 펠레의 저주가 널리 퍼지지 않았던 시절 콜롬비아는 펠레가 꼽은 우승 후보란 수식어를 달고 당당히 월드컵에 나섰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게다가 자책골을 넣은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귀국 후 마약밀매 조직원에게 피격돼 사망했다.

펠레의 저주에 대해 정작 본인은 사람들이 맞히지 못한 몇 개만 가지고 뭐라 한다며 불평을 하기도 했다. 어쨌든 펠레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여러 예언을 내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개막 전 브라질과 스페인이 최강이라고 말했고 브라질과 아프리카 팀이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세 팀을 찍은 예언을 포함해 3개 예언 모두 아직까지는 유효하다. 세 예언 모두에 포함된 브라질 국민은 이번 대회에서 유별난 펠레의 모국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우신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