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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6자회담 얼음 깨지는 소리

Posted February. 10, 20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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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의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이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9일 고려항공편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김 부상은 3박 4일 일정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왕 부장은 8일 함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북-중 관계와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했다. 두 사람의 면담 직후 김 부상이 중국에 방문한 것은 교착상태에 있는 북한의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북-중 간 긴밀한 협의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보여 조만간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결정될지 주목된다.

강석주는 빠지고 김계관은 움직이고

김 위원장은 8일 현지지도 중이던 함흥에서 왕 부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일관된 방침이라며 6자회담을 재개하려는 관련국들의 성의 있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왕 부장으로부터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은 뒤 이같이 말하고 이를 위해 중국과 의견 교환 및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언급은 지난해 10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만나 미국과의 양자회담 진전에 따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과 비교하면 원론적인 발언에 불과하다. 이는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의 면담이 6자회담보다는 중국의 대북 원조 등 양자 현안에 집중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의 면담에 과거 두 사람 간의 4차례 면담에 모두 배석했던 북핵문제 사령탑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빠진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6자회담 복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일단 피하려 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다만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관심사를 외면할 수도 없는 만큼 북한은 김 부상을 중국에 보내 6자회담 문제를 상의하도록 함으로써 성의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 위원장은 왕 부장과 6자회담에 대한 세밀한 협의를 피하는 대신 양국 실무자들을 통한 조율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나타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영식 구자룡 spear@donga.com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