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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끝난 53% 아직도 놀아요

Posted October. 07, 200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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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 다니던 직장에서 실직한 A 씨는 올 7월 서울 금천구에서 식당을 열었다. A 씨가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받은 실업급여는 월평균 130여만 원. 하지만 개업을 한 지금 순수익은 100여만 원 안팎이다. 올 4월 재취업을 한 B 씨도 지난해 실업급여는 월 120만 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는 월 100만 원 안팎을 받고 있다.

실업급여 수급 종료자 10명 중 4명 이상(43.6%)은 현재 생활이 실업급여를 받을 때보다 더 어려워지는 등 실직으로 인한 빈곤의 악순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업급여 수급종료자 중 절반 이상(53.4%)은 수급 종료 후 6개월이 지나도 무직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6일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실에 제출한 실업급여 수급 종료자 생활실태 조사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12월 실업급여 수급이 끝난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노동부가 실업급여 수급 종료자에 대해 사후 실태조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득 갈수록 낮아져

실업급여 수급 종료자(1001명) 중 재취업을 한 사람은 417명(41.7%). 이 중 전 직장과 비교해 급여 수준이 낮아졌다고 응답한 사람은 46.5%(194명)였다.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38.4%(160명), 전보다 나아진 사람은 63명(15.1%)에 불과했다. 창업을 한 사람은 전체의 5%(50명)였지만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 실직 전보다 소득 수준이 높다고 응답한 사람은 10명(20%)에 그쳤다. 반면 낮아졌다고 응답한 사람은 21명(42%), 비슷하다는 18명(36%)이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한 번 실직한 사람들은 종전 직장 실업급여 실업급여 수급 종료 후의 순서로 소득이 계속 낮아지는 현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벗어나지 못하는 생활고

실업급여 수급기간 중 월 가정생활비에서 실업급여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58.9%인 것으로 나타났다. 4명 중 1명꼴인 24.4%(244명)가 실업급여가 생활비의 전부라고 응답했다. 실업급여 이외 소득으로는 다른 가족의 근로소득(49.1%), 저축 등 기존 재산(20.7%), 대출 등 빌린 돈(9.6%) 순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형편은 실업급여 수급 종료 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실업급여 수급 종료 후 가구 생활비 주요 조달처가 바뀐 사람(658명)을 대상으로 가장 많이 조달하는 곳으로 나의 근로소득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34.7%(228명)에 그쳤다.

반면 함께 사는 다른 가족의 근로소득이 32.7%(215명), 저축 등 기존 재산(8.1%53명), 대출 및 빌린 돈(7.4%49명), 이전 직장의 퇴직금(2.7%18명) 등 전체의 60%가 본인 소득이 가구 소득의 주요 조달처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문제는 이런 빈곤의 악순환을 통해 중산층이 서민으로, 서민이 영세민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며 당장의 실직자 대책도 중요하지만 실업급여 수급 종료 이후 사회 안전망에서 방치된 사람들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진구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