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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억류 근로자 137일만에 풀려났다

Posted August. 14, 200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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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개성사업소 소속 근로자 유성진 씨(44)가 북한 억류 137일 만인 13일 오후 전격 석방됐다. 유 씨는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한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과 함께 오후 7시경 휴전선을 넘어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북측은 이날 오후 5시 10분경 유 씨의 신병을 개성공단 내 현대아산 측에 인도했다

유 씨는 3월 30일 개성공단 현지에서 공화국의 정치체제를 비난하고 여성 종업원을 변질, 타락시켜 탈북시키려 책동했다는 혐의로 북한에 억류됐다. 북한은 5월 1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을 통해 (유 씨가) 우리의 존엄 높은 체제를 악의에 차서 헐뜯으며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해당 법에 저촉되는 엄중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유 씨에 대해 접견권과 변호인의 조력 권리를 인정하지 않은 채 조사해왔다.

정부와 현대그룹은 유 씨의 석방을 위해 최근 2개월 동안 본격적으로 물밑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측은 처음 한 달에는 미온적으로 나왔지만 최근 한 달 동안 태도가 변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왔다고 전했다. 다른 당국자는 북측은 4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광복절 이전에 유 씨를 석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유 씨 석방 교섭을 위해 10일 방북한 현 회장은 13일 귀환할 예정이었지만 14일로 귀환 일정을 하루 더 늦췄다. 현 회장은 이날 오전 현대그룹을 통해 하루 더 체류하겠다고 알려왔고 통일부는 현 회장의 방북 연장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 회장을 통해 남측에 어떤 메시지를 보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815 광복절 이전에 유 씨의 신병을 남측에 인도함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정부와 현대그룹 측이 지속적으로 석방 노력을 기울인 데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해 김 위원장에게 유 씨의 석방을 촉구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는 미국 측과 보조를 맞춰 남북관계의 회복을 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완준 신석호 zeitung@donga.com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