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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의 반성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Posted August. 03, 200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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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다. 고개 숙인 마린보이 박태환(20단국대)이 초심()을 얘기했다.

박태환은 1일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1500m 예선 4조에서 15분00초87을 기록해 전체 9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006년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14분55초03)은 물론 5월에 기록한 올 시즌 최고기록(14분57초06)에도 많이 모자랐다.

이로써 박태환은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와 200m에 이어 세 종목 모두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훈련은 열심히 했다. 대표팀과 전담팀 사이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등 며칠 전의 자기 방어적 태도는 사라졌다. 박태환은 1500m 예선이 끝난 뒤 참패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 듯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던 중학교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겠다며 새로운 도전에 나설 뜻을 밝혔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400m에서 3분46초04로 자신의 최고기록(3분41초86)에 형편없이 뒤지며 예선 탈락했고 200m에서는 준결선에 올랐지만 예선 기록(1분46초53)에도 못 미치는 1분46초68로 떨어졌다. 역시 개인 최고기록(1분44초85)에는 크게 뒤졌다.

반면 경쟁자들은 펄펄 날았다. 파울 비더만(독일)은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모두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장린(중국)은 자유형 800m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이징 올림픽 8관왕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접영 100m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하는 등 2일 현재 4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선 2일 현재 39개의 세계 신기록이 쏟아졌다. 첨단 전신수영복을 입고 펼치는 마지막 대회로 세계 기록이 양산됐다. 지난해 2월 스포츠용품업체 스피도가 첨단 수영복 레이저레이서를 출시해 촉발된 용품업체 간의 수영복 전쟁은 기술 도핑이란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결국 국제수영연맹(FINA)은 내년 1월부터 수영복 재질을 직물로 한정해 폴리우레탄 소재 최첨단 수영복을 퇴출시키기로 했다. 수영복 형태도 남자는 최대 반신 수영복까지, 여자는 무릎 위까지만 허용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등장한 전신 수영복 착용이 전면 금지된다. 이에 따라 내년 시즌이 시작되면 이번 대회에서 양산된 세계 신기록이 첨단 수영복 덕분인지, 선수 기량 향상 때문인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