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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용산이전 3년반 관람객 내주초 1000만 돌파

국립중앙박물관 용산이전 3년반 관람객 내주초 1000만 돌파

Posted May. 16, 200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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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2005년 10월 서울 용산으로 옮겨 새로 개관한 지 3년 반 만에 관람객 1000만 명을 넘어선다.

박물관은 14일까지 관람객은 997만3000여 명이며 주말 관람객이 하루 1만 명 이상임을 감안할 때 일요일인 17일 또는 19일(18일 월요일은 휴관)에 1000만 명을 돌파한다고 15일 밝혔다.

박물관은 개관 첫해 3개월 만에 관람객 133만9709명, 2006년 328만7895명을 기록한 뒤 2007년에는 228만1700명으로 100만 명이 줄었지만 무료 입장을 시행한 2008년에는 228만3425명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중복 관람객을 감안하더라도 3년 반 만에 국민의 5분의 1가량이 다녀간 셈이다.

박물관은 관람 동선이 4km가 넘고 전시유물이 총 1만2000여 점이나 돼 유물을 다 보려면 11시간 이상 걸린다. 2, 3시간 관람하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유물에 흥미를 잃는 박물관 피로(museum fatigue) 현상이 나타난다. 짧은 시간에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만 골라볼 수 없을까. 이원복 학예연구실장의 도움으로 효과적인 관람 동선을 소개한다.

1층 전시관 입구 앞에 펼쳐진 역사의 길 오른쪽 고고관 청동기초기철기실에서 선사시대 유물 1)농경문 청동기를 만난다. 농기구로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수천 년 전 농촌생활이 생생하다. 고고관 고구려실에는 2)쌍영총(북한 평북) 고분벽화 기마인물상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유일의 진품 고구려 고분벽화다.

백제실로 들어서면 3)백제금동대향로가 기다린다. 국립부여박물관에 있는 진품의 복제품이지만 백제 공예의 걸작을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가야실에서는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반박하는 증거인 4)갑옷와 투구가 잊혀진 고대국가 가야의 강력한 철기문화를 웅변한다.

신라실 입구에는 5)황남대총 출토 국보 제191호 금관, 192호 허리띠가 기다린다. 이 금관의 주인공은 왕이 아니라 왕비다. 신라실에는 6)국보 91호 말 탄 사람 토기 2점이 나란히 있다. 크고 장식이 화려한 것이 주인, 작고 단순한 것이 하인이다.

신라실에서 나오면 역사의 길 끝에 일제강점기 유출됐다가 돌아와 경복궁에 방치돼 훼손됐던 7)국보 제86호 경천사 10층 석탑이 100년의 유랑을 마치고 우뚝 서 있다.

석탑을 지나 역사의 길 오른쪽 역사관의 금석문실에서는 8)국보 3호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를 만난다. 역사관 지도실에서는 9)대동여지도를 찍어낸 목판에 산줄기와 물줄기가 춤추듯 조각된 장관을 볼 수 있다.

경천사 10층 석탑 옆으로 돌아와 에스컬레이터로 2층에 올라가면 높이 13.5m인 이 석탑 윗부분까지 감상할 수 있다. 2층 미술관 회화실에는 10)보물 제527호 단원 김홍도 풍속도첩이 기다린다. 미술관을 걷다 보면 높이 9m인 11)보물 제1340호 전남 구례군 천은사 괘불이 입을 벌어지게 한다. 2층에서 힘들게 괘불을 올려다볼 필요 없다. 3층에 올라가면 괘불 윗부분을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의 끝까지 가보자. 조선 선비문화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처마선의 12)사랑방(모형)이 있다. 이곳에서 창밖을 보면 나무가 우거진 정원이 펼쳐져 고즈넉한 정취를 더한다.

3층 미술관 불교조각실의 13)고려 철불은 높이 약 3m로 한국에서 가장 큰 철불. 이제 14)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을 볼 차례다. 미술관 불교조각실 어두컴컴한 공간에 반가사유상에 쏟아지는 조명이 신비롭다.

미술관 금속공예실에서 만나는 15)국보 제92호 물가풍경무늬 정병은 고려의 금속공예술이 높은 수준이었음을 보여준다. 미술관 도자공예실의 16)고려청자 국보 제95호 칠보무늬 향로는 받침 역할을 하고 있는 앙증맞은 토끼 세 마리에 주목하자. 17)국보 제94호 참외 모양 청자는 직선과 곡선의 조화가 완벽하다. 18)끈무늬병 백자는 자기에 그려진 S자형 끈무늬가 실제 끈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19)국보 제166호 매화대나무무늬 항아리 백자는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미술관를 나와 아시아관 중앙아시아실에서는 남자 신 복희와 여신 여와가 어깨를 껴안고 하반신을 꼰 20)복희여와 벽화(모사본)를 보자.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중앙아시아 유물은 세계적 명품이다.

이렇게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반. 여러 석조 문화재가 나무들 사이에 숨어있는 박물관 본관 앞 야외전시장도 놓치지 말자. 경남 산청의 고인돌 7기도 조만간 박물관에 온다.

이 학예연구실장은 7월 25일까지 고고관, 역사관에 발해실과 고려실을 만들고 2010년 조선실을 추가해 1층을 통사적 흐름으로 재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1000만 번째 관람객에게 천마총 출토 금관의 복제품(32만 원 상당)과 도록을, 995999번째, 10011005번째 관람객에게 박물관의 이집트 문명전 기념 뮤지컬 클레오파트라 입장권과 박물관 명품 100선 도록을 선물한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