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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노동절 공산당 구호공허한 메아리로

Posted May. 04, 200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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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원조()국가지만 옛 소련 시절의 케케묵은 구호는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1일 오전 노동절을 맞아 모스크바 중심가 칼루가 광장 레닌 동상 앞에 모여든 시민들의 얘기였다. 이날 일부 공산당원은 레닌 동상 주변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던 청소년들에게 성스러운 레닌 동상 주변에서 웬 인라인스케이트냐며 고함을 질렀지만 이들은 노동절 휴일에만 레닌 동상을 숭배하는 이유가 뭐냐며 되레 따졌다.

집회가 시작되자 공산당 모스크바 지부 간부들은 확성기를 들고 자본주의를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부르주의 돈을 인민에게 돌려줘라 등 소련 시절의 구호를 선창했다. 하지만 이 구호를 따라 외치는 시민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가족 단위로 광장에 나들이 온 시민들은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이날 집회와 시위에서는 소련 시절의 낡은 구호를 앞세운 공산당보다 독특하고 참신한 구호를 만든 시민단체와 정당이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러시아 인터넷신문 데일리온라인이 보도했다. 러시아 중부 노보시비르스크 시에서는 일부 단체가 공산당 집회 장소 옆에서 우리를 가르치지 말라. 우리가 당신들을 가르치겠다고 외쳐 박수를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러시아 정의당이 이날 모스크바 시에서 가장 많이 외친 구호는 (주민을) 재난으로 몰지 말고 아파트 관리비를 낮추라였다. 이 당은 또 근로자는 가난해선 안 된다는 구호로 5000여 명의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고 자평했다. 소련 시절의 고리타분한 구호에 시민들이 염증을 내면서 러시아 노동단체들도 참신한 아이디어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러시아 공산당은 올해 노동절 시위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경제 위기로 생활고를 겪는 시민이 지난해보다 늘어 공산당 지지도도 올라갈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대다수 시민이 휴가를 떠나 집회와 시위 열기도 지난해보다 낮았다고 일간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정위용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