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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어디에 있나요?

Posted March. 28, 20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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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고향에 가셨다는데 왜 안와요? 중국 허베이() 성의 한 외진 마을에서 만난 다섯 살 꼬마 안(가명)은 이렇게 울먹였다. 1년여 전 엄마가 탈북 여성이라는 신고를 받고 들이닥친 10여 명의 경찰에 잡혀 간 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안의 형(8)은 외부인을 보고는 잔뜩 겁을 먹은 모습이었다.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냐고 묻는 질문에 울음을 터뜨리면서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가 뭐라고 달래도 또 어떤 불행이 닥칠지 걱정과 불안만이 가득했다. 북한에서 8년 전 팔려왔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았던 안의 엄마가 붙잡혀 북한으로 송환되면서 중국 농촌 가정에는 엄마 없는 두 아이 등 또 다른 아픔이 남게 됐다.

안의 아버지 A 씨는 당시 한 해 수입의 두 배가량인 1만4000위안(약 280만 원)을 주고 21세의 꽃다운 북한 처녀를 색시로 맞았다. 동네에는 이미 여러 명의 북한 여성이 팔려와 있었다. 면접은 A 씨의 아버지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서 보고 데려 왔다. 키고 크고 인물도 좋아 선뜻 들이기로 했다고 한다.

북한에서 식당 종업원을 하다 브로커에게 속아서 왔다는 그 말 외에는 과거를 더 묻지도 않았다. 이 여성은 남편과 시부모에게도 잘해 그가 공안에 붙잡혀 갈 때는 온 가족이 눈물을 흘렸다고 A 씨는 말했다. A 씨는 마을 주민 누구와도 크게 싸운 기억이 없는데 누군가 신고를 해서 잡혀가 신고자가 원망스럽기만 하고, 아이 엄마가 간 후에는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부부의 결혼사진과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 거실 한 쪽에 있는 액자 속 사진을 보며 A 씨는 돌아오도록 도와 줄 수 없느냐고 말했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