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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경제팀, 현장서 통하는 정책으로 신뢰 회복을

[사설] 새 경제팀, 현장서 통하는 정책으로 신뢰 회복을

Posted January. 20, 200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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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2기 경제팀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내정), 윤진식 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 진동수 금융위원장(내정)으로 짜여졌다. 이들은 위기 속의 한국경제를 살려내고 악화된 민생을 개선할 막중한 책무를 떠안았다.

새 경제팀의 성패는 1차적으로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렸다. 새 경제팀이 회복해야 할 신뢰는 대통령으로부터의 신뢰가 아니다. 국내외 시장과 민생 경제현장에서 모든 경제주체들로부터 신뢰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한 신뢰는 말과 정책, 그 추진 수단, 현장관리 능력 및 노력, 피부에 와 닿는 실제 결과가 맞아떨어질 때 생기는 거다. 외환위기는 없을 것이다 일자리 90만개를 만들겠다 등등의 말보다 실제 현장에서 환율 안정과 실업률 하락을 보여줄 때 신뢰가 창출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새 경제팀이 정책의 시장효과에 대해 직접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

외환시장 금융시장은 작년 위기설이 나돌던 911월보다는 호전되었지만 불안이 여전하다. 실물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될 정도다. 작년 12월 신규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만2000명 줄어 5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실업대란()이 시작됐다.

금융권 자율에 맡겨져 지지부진한 건설 및 조선업계 구조조정을 정부 책임 하에 신속히 추진해야만 유동성은 넘쳐도 돈은 돌지 않는 돈맥경화를 치유할 수 있다. 부도 위기의 기업들을 다 살리겠다는 잘못된 정책신호를 보내면 기업구조조정 작업만 어려워진다. 부실기업이 제때 정리되지 않으면 모든 기업이 부실기업 취급을 당하는 역효과를 낳는다.

새 경제팀은 정책방향을 공유하고 여기 맞춰 정책 우선순위를 정해야만 시장에 보내는 정부의 메시지가 일관되고 분명해질 수 있다. 1기 경제팀이 양립하기 어려운 성장 위주의 747정책과 위기 해소를 모두 끌고나가려다 좌초한데서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이다. 1기는 무엇보다 팀워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새 경제팀은 이런 불협화음을 스스로 제거하고 시장과 현장의 목소리를 더 열심히 들어 정책쏠림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정합성 높은 정책수단은 현장에서 나온다.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말을 아껴야 한다. 작년에 호된 경험을 했듯이 대통령이 주가지수나 펀드투자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잘못된 일이다. 환율이나 금리 또는 개별기업의 특별한 사정에 관해 말하는 것도 옳지 않다. 무심코 던진 고위당국자의 한 마디가 정책방향이나 시장기대와 다른 데서 오는 혼선은 정부 신뢰를 축낸다.

새 경제팀이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은 대통령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