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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 앞두고 수감자들 단식투쟁 늘어

오바마 취임 앞두고 수감자들 단식투쟁 늘어

Posted January. 17, 200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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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11시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 미국 해군기지 군사법정 01-A.

피고대기실 문이 열리면서 누어 무하마드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슬림 전통의 하얀 모자에 흰색 수감자 복장은 검은 피부와 구레나룻, 턱수염과 묘한 대조를 이뤘다. 호송관의 손에 이끌려 피고석에 앉은 무하마드 씨는 불안한 듯 포갠 다리를 쉴 새 없이 떨었다.

재판장을 맡은 모이라 모젤루이스키(해군 대령) 군판사가 입장한 뒤 재판이 시작됐다.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무하마드 씨는 헤드폰을 쓴 채 통역을 통해 재판에 임했다.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원하나요. 피고의 신원을 확인한 모젤루이스키 판사가 첫 질문을 던졌다.

자미르, 누어, 유트먼 등 6개의 다른 이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무하마드 씨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알 카에다 조직원 교관으로 활동했고 오사마 빈라덴에게 팩스기를 전달해 테러리스트들과 연락을 하는 것을 도운 혐의로 지난해 5월 기소됐다.

수단 국적의 무하마드 씨는 누어(수단어로 빛이라는 뜻)로 불러 달라고 했다.

판사는 무하마드 씨의 범죄사실 낭독 및 사실인정 신문을 진행하려 했지만 무하마드 씨와 변호인은 인정신문 연기를 요청했다.

나는 무죄다. 모든 범죄 사실은 조작된 것이다. 무하마드 씨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변호인들도 범죄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재판은 한 시간 동안 진행된 뒤 다음 재판 기일을 잡지 못한 채 휴정됐다.

재판이 끝난 뒤 군 검찰인 티머시 콕스 공군 대령은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행정부의 등장 등은 정치적인 변화일 뿐 군 검찰은 현재 단서를 잡고 있는 혐의 사실에 따라 법의 심판을 내릴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변호를 맡은 하워드 캐벗 변호사는 진실을 비추는 언론의 역할이 없이는 인권탄압 시설인 관타나모 수감시설의 문제점을 세상에 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동아일보와 영국의 더 타임스, 중국의 CCTV, 미국의 마이애미 헤럴드 등 4개사 취재진은 13일 메릴랜드 주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3시간을 비행해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도착했다.

미군 합동태스크포스(JTF) 공보팀은 취재진을 2002년 1월 첫 수감자 20명이 머물렀던 캠프 엑스레이로 안내했다.

가장 많을 때 200명까지 수감자가 머물렀던 이곳은 2002년 4월 이후 폐쇄돼 잡초만 무성했다. 수용시설 구조는 닭장처럼 붙어 있고 밖에서도 다 보이는 구조여서 마치 가축사육장을 연상케 했다.

현재 수감자들은 기지의 남쪽 해안가에 위치한 캠프 델타13, 에코, 이구아나, 캠프47에 분산 수용돼 있다. 수감자를 분류하는 기준을 묻자 폴린 스토럼(해군 중령) 대변인은 캠프5, 6, 7에는 규칙을 잘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규칙에 가장 잘 순응하는 수감자들은 캠프4에 머문다고 말했다.

캠프4에 수감된 사람들은 외부에서 체육활동을 할 수 있고 외부 식사나 샤워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스토럼 대변인은 규칙 위반의 유형에 대해 간수들에게 침이나 배설물을 투척하는 행위에서부터 구타까지 다양한 위반이 있고 해당 행위에 대해 벌점을 매기는 식으로 수감자를 분류한다고 말했다. 위험인물로 분류되면 하얀 수감자복 대신 주황색 옷을 입게 된다.

최근 이슈는 단식투쟁. 수용소 측은 3일 연속 식사를 거르면 단식투쟁으로 간주하는데 현재 248명 중 44명(17.7%)이 식사를 거부하고 있다.

스토럼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최근 첫 수감자가 도착한 지 7년이 지났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것 같다며 단식투쟁자 중 33명에 대해 코로 호스를 집어넣어 영양분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