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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자리 나누기 구체적인 시스템과 인센티브가 중요하다

[사설] 일자리 나누기 구체적인 시스템과 인센티브가 중요하다

Posted January. 17, 200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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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표기업인 도요타자동차가 2월부터 두 달 동안 종업원 3만5000명을 대상으로 11일간 휴무하고 이 중 이틀 치 임금은 20% 삭감하기로 했다. 미쓰비시 마쓰다 같은 자동차회사들도 도요타처럼 인건비 지출을 줄일 계획이다. 세계적인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임금과 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일본의 재계 단체인 경단련과 노조단체인 렌고()가 고용안정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잡 셰어링(job sharing일자리 나누기)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여파로 매출 감소와 적자가 불가피하게 되자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다. 일본과 유럽 기업들은 해고보다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숙련 인력의 감축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노조와 협의하고 있다. 해고 조치를 취할 경우 사회적 불안을 확산시키고 불황이 걷힌 이후 생산과 품질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대신 일자리 나누기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기업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12월 임원 임금 삭감, 복지 혜택 반납과 함께 무급휴가를 가는 경비절감 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로 인해 노사 합의를 통해 추진하는 기업은 극히 일부분이다. 근로조건을 양보할 수 없다며 파업 위협을 하는 곳도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근무시간은 줄이고 보수는 그대로 유지하는 주간 2교대제를 관철하기 위해 19일 임시 대의원 대회에 파업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국내외의 심각한 위기 속에서 파업을 벌이겠다는 노조가 현대자동차 말고 세계 어디에 또 있을까.

지금 전국의 산업현장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대량 해고사태가 벌어지면서 고용사정은 초비상이다. 당장 일자리를 늘리거나 비정규직 시한을 늘리는 법 개정도 어렵다면 무엇보다 기업들이 일자리 나누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혜택을 주는 과감한 정부 조치가 시급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고용을 늘리는 잡 셰어링 방법을 강구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말했다. 정부는 미지근한 말로 채근하지만 말고, 금융 세제 면에서 인센티브를 주면 더 많은 기업들이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