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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값 하락 도미노, 충격 완화에 신경 써야

[사설] 집값 하락 도미노, 충격 완화에 신경 써야

Posted October. 03, 200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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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침체가 풀리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 하락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6년의 최고치에 비해 30%나 하락했지만 매수세는 거의 없다. 서울 강남구 서초동 아파트 평균가격은 2006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0억 원 아래로 떨어졌다. 강남권 4개구의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77조5500억 원으로 연초에 비해 4조 원(5.0%) 줄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16만 채가 넘는다.

우리나라에선 부동산 값 잡기가 오랜 정책과제였다. 지난 정부는 부동산 값을 잡겠다며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에 공급을 줄이고 종합부동산세를 중과()하는 등 극단적 방법으로 거래를 끊어놓고 집값 잡는 법이라고 자찬했다. 하지만 부동산 값 폭등이 기업 생산비를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듯이 부동산 값의 단기 급락은 가계와 금융의 부실을 키우고 소비 위축을 심화시키는 등 부작용을 수반한다.

올해 들어 가계부문은 주식값 하락으로 직접투자에서 63조 원, 간접투자로 41조 원의 평가손실을 보았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1년 전보다 약 1.0%포인트 올라 이자부담만 6조 원 이상 늘어났다. 서민은 내 집 마련이 멀어졌고 자기 집 보유자는 재산가치 하락에 소비 축소로 대응한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의 엄격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관리를 풀어 주택 수요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규제는 가계대출의 부실 위험을 줄이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지만 동시에 주택 값 하락 속에서도 매수세를 위축시킨다.

부동산 값 하락은 세계적 추세다. 집값 하락이 금융위기로 이어진 미국은 물론이고 33개국 중 21개국의 집값(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가격)이 하락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작년에는 5개국만이 하락세였다. 문제는 민간소비 위축, 경기침체 가속화, 주택건설업체 부도, 투자 및 고용 부진 등 집값 하락의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집값 거품을 일시에 걷어내 충격을 키우기보다는 연()착륙을 유도하는 정책 노력과 능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