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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투자한 27억5000만 달러 어떻게?

Posted September. 16, 200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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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투자은행 메릴린치의 인수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발표로 한국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메릴린치의 3대 주주인 한국투자공사(KIC)는 구체적인 인수조건에 따라 손익 계산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먼브러더스 관련 국내 금융권의 피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KIC 관계자들은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대부분 출근해 BOA와 메릴린치 인수 계약조건 확인과 향후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긴급회의를 여는 등 하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정부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KIC와 하나은행 등 메릴린치에 투자한 국내 금융회사의 평균 매입단가는 BOA의 인수 가격(주당 29달러)보다 낮아 인수조건만 따져보면 당장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KIC는 올해 초 메릴린치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우선주를 인수했다. 투자 당시 주당 50달러대였던 메릴린치 주가가 7월 말 20달러대로 떨어지자 우선주를 주당 27.50달러에 보통주로 조기 전환해 평가손실을 털어냈다. KIC는 단일 주주로는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 쿠웨이트투자청(KIA)에 이어 3대 주주다. 메릴린치에 5000만 달러를 투자한 하나은행의 평균 매입가격도 24달러 선으로 알려져 BOA의 인수가격보다 낮다.

KIC 관계자는 BOA가 메릴린치 주식을 주당 29달러에 사들이면 주당 1.50달러의 이익을 보게 된다며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받은 옵션 3000만 달러 등과 이전에 받은 배당금을 합해 1억1000만 달러까지 포함하면 10% 이상의 투자 수익을 올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BOA의 메릴린치 인수조건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메릴린치 주식을 BOA 주식으로 맞바꿀 가능성이 높아 전환 조건에 따라 득실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파산 신청을 앞둔 리먼브러더스에 7억달러를 투자한 국내 은행, 보험 등 금융업계의 일부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용 이지연 parky@donga.com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