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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넘기면 금융안정 찾을까

Posted September. 08, 200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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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9, 10일에 한국의 외환시장과 증시를 한때 패닉 상태에 빠뜨렸던 이른바 9월 위기설의 진위가 판가름난다.

10일까지 외국인 보유 채권의 급격한 이탈이 없으면 위기설은 수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월 기준금리를 발표하고, 주가지수와 개별주식의 선물, 옵션이 동시에 만기가 되는 네 마녀의 날이기도 한 11일까지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이면 위기설 진위 드러나

7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국인 보유 국채 7조 원 중 재투자된 채권 등을 뺀 6조8000억 원이 현재 남아있다.

9일 6800억 원, 10일에 5조 원 등 이틀간 5조6800억 원 정도의 외국인 보유 국고채 만기가 몰려 있다. 외국인 보유 채권의 상환자금이 이미 마련돼 있고, 국내 채권 투자의 기대수익률도 높아 채권시장의 대거 이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부와 한국은행의 공식 입장. 외국인이 이달 들어 4일까지 1조825억 원의 채권을 순매수한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11일경 10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해외에서 발행할 계획이다. 낮은 금리로 외평채 발행에 성공하면 위기설을 잠재우는 결정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모기지(주택담보대출)업체인 프레디맥, 페니메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미국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지도 주목된다.

금통위, 선물옵션 만기일도 변수

11일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주가지수와 개별주식의 선물옵션 만기일이라는 점은 다소 불안한 요인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9조 원이 넘는 매수차익 잔액이 대거 청산되면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11일에 열릴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도 눈여겨봐야 할 변수.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가계, 기업의 부채 부담이 커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권에서 우세하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의 94.7%가 금통위가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메릴린치 등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불안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권고도 나와 있다.

실물 경제위기도 대비해야

무사히 이번 주가 지나가 위기설이 가라앉더라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과 경기 침체 등의 악재가 산적해 있어 한국의 외환시장, 증시의 불안한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앤디 셰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9월 위기설은 인정할 수 없지만 부동산 가격 급락 등 실물 부문의 위기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위기설과 관계없이 가계와 기업의 부채 증가 등은 금융시장을 짓누르는 불안요인이라며 금융당국은 외국인 채권과 주식투자자의 움직임, 환율, 금융시장 불안요인 등을 계속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