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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사장 내달 초 윤곽 드러날 듯

Posted August. 06, 2008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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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5일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해 경영책임을 물어 KBS 이사장에게 해임 건의안 제출을 요구키로 함에 따라 정 사장 거취 문제는 이사회로 넘겨졌다.

이사회가 감사원의 요구대로 해임 건의안을 의결하면 대통령이 정 사장 해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정 사장 해임이 확정될 경우 이사회는 이달 중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속전속결 처리=감사원 감사결과가 이사회에 통보되는 대로 이사회는 7일 오전 10시 회의를 열어 감사원 처분 결과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이사회는 이사 11명 중 여권 추천 이사가 6명으로 의결정족수인 과반을 넘어 해임 건의안을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

한 이사는 이사회가 사장의 경영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방송법 조항에 따라 정 사장 재임 5년간 1000억 원이 넘는 누적적자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는 대통령의 정 사장 해임 결정이 내려지면 이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 사장 추천 수순을 속전속결로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는 다음 주 중 사장 추천을 위한 공모 실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구성 등 중간 절차의 도입 여부가 주목된다. 노조는 지난달 이사회 추천 8명, 노조 추천 7명으로 사추위 구성해 사장 후보를 추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006년 정 사장 연임 당시에도 사추위가 구성됐으나 이사회가 이를 무력화하고 종전 방식대로 정 사장을 추천했다.

또 다른 이사는 사장 추천 권한은 이사회에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추천할지에 대해선 노조의 제안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는 사장 후보 공모를 한 뒤 이른 시간 안에 사장 추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장 추천과 후보 검증 기간 등을 고려하면 9월 초 새 사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는 감사원의 처분을 거부하고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감사원은 2개월 이내 다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감사원이 재차 같은 결정을 내리면 관련 기관은 이에 따르도록 돼 있다.

노-노 갈등의 변수=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정 사장 해임 건의안의 이사회 통과를 둘러싸고 KBS 내부에서 노-노 갈등이 심각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KBS 직능단체인 PD협회 등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그동안 정 사장 해임을 정부의 방송 장악 음모로 보고 이를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들은 7일 이사회 개최 저지 등 물리력 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KBS 노조는 전 정권의 낙하산 인사이자 무능한 경영인인 정 사장의 사퇴는 당연하며 차기 사장 선임의 투명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언론노조는 최근 KBS 노조 박승규 위원장 등 3명을 규약 위반으로 제명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KBS 노조는 언론노조의 조치를 정 사장을 지키기 위해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규정하고 언론노조 탈퇴와 제명에 대한 가처분 신청 제출 등을 내세우며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KBS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는 언론노조의 조치에 반박하며 언론노조와 싸워야 한다는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한 지역방송국 노조지부장은 (KBS 노조는) 전임 정권과 권력 나눠먹기에 동참한 사이비 시민단체, 언론노조들과의 투쟁에 결집해야 한다며 공영방송 안팎에서 진정한 방송 독립을 가로막는 사이비 언론개혁 세력에 철퇴를 가하자는 글을 올려 230여 건의 찬성표(반대 25건)를 얻기도 했다.

KBS는 최근 검찰의 정 사장 출국 금지 조치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관 등 정 사장의 중국 출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5일 발표했다.



서정보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