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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2차 백인탈출 러시

Posted November. 22, 200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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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학생 감소가 두드러진 곳은 새너제이, 쿠퍼티노 등 실리콘밸리의 노른자위 지역. 미국의 신흥 부자 동네로 통하는 이 지역 200여 개의 공립학교는 백인 학생이 평균 30%에 불과하다. 1990년대 후반 7080%에 달했던 백인 학생이 대거 빠져나간 것. 이런 현상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 심해져 대학진학률이 높다고 소문난 일부 유명 고등학교는 백인 학생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뉴욕, 시카고, 플로리다 교외에서도 대학진학률이 높은 학교는 예외 없이 아시아계 학생이 6070%를 차지한다. 아시아계 학생이 많은 학교는 중국 만두의 미국식 이름을 따서 완탕 학교라고 불릴 정도다.

백인 학생들이 옮겨 가는 곳은 아시아계 학생들이 덜 붐비는 사립학교나 중심지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지역 공립학교. 일부 백인 가정은 아시아계 학생을 피해 아예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기도 한다.

백인 학생들은 아시아계 학생이 많은 학교를 피하는 이유에 대해 과도한 경쟁 분위기와 과목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교과과정이 아시아 학생에게 유리한 수학 과학과목에 집중되는 바람에 인문 예술과목 비중이 낮아 과목 간 불균형이 심하고 체육 등 과외활동이 홀대받는다는 것이다.

또 1970, 80년대 주종을 이뤘던 한국 일본 이민자보다 자녀 교육에 더 매달리는 인도 중국 이민자가 1990년대 중반 이후 대거 밀려들면서 아시아계 학생 간의 경쟁의식이 한층 강해졌다는 지적이다.

미국 교육계에서는 아시아계 학생이 많은 학교에서 백인 학생이 겪는 소외감과 열등감을 가리키는 백인 소년 증후군(white boy syndrome)이라는 신종 용어까지 생겼다.

소외감을 겪는 것은 비단 백인 학생뿐이 아니다. 학교 구성원의 6070%를 차지하는 아시아계 학생들은 교내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를 상실하면서 문화적 소외감에 빠지게 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적했다.



정미경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