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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붕괴 논의는 If가 아닌 When의 문제

Posted November. 09, 200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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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넷 교수는 포스트 김정일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은 지난 몇 개월간 내가 국무부 측에 주장해 온 것이라면서 졸릭 부장관이 중국 측과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논의한 것은 고위급 차원에서는 처음 있는 일로 행정부 내 정보통들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상세한 내용에 대한 토의가 이뤄졌다기보다는 미국 측에서 일종의 씨앗을 심는다는 개념으로 접근했다면서 이 문제(포스트 김정일)가 앞으로 심도 있게 논의될 것인지는 만약(if)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when)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미국 등 서구 지역에서 교육받은 중국 지도자 5, 6세대들이 2010년경부터 부상할 것이라면서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중시하는 이들은 북한의 김정일 정권과 대만 문제를 가장 큰 걸림돌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넷 교수는 지난달 발간한 책 행동을 위한 청사진(Blueprint for Action)에서도 중국의 전략적 선택이 결국 북한 정권의 붕괴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북한을 백해무익한 냉전의 꼬리뼈(tailbone)라고 규정하고 미국이 중국 일본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한국 등과 유엔군을 구성해 김 위원장 제거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김 위원장 제거에 관해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는 좋은 시나리오(아이티의 독재자 베이비 독 뒤발리에 처리 방식처럼 김 위원장에게 망명케 하는 방법) 나쁜 시나리오(파나마의 마누엘 노리에가 처리 방식처럼 김 위원장만 붙잡은 뒤 투옥시키는 방법) 추잡한 시나리오(밀사를 시켜 김 위원장에게 탁자 건너편으로 사담 후세인의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가 숨진 사진을 보이는 것, 그리고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의 북한 점령 및 재건 계획을 보여주는 것) 등이다.

한편 러시아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호주국립대 교수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 정권을 지탱하고 있는 북한 인사들이 20년 이상 남아 있을 수는 없다면서 2025년을 전후해 군부 쿠데타 북한 중산층 주도 인민혁명 순으로 북한 붕괴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980년대 남한 민주화운동의 중추 세력이 중산층이었듯 북한의 지식, 중산층은 남한이 바로 밑에 있다는 것에 힘을 얻고 혁명을 관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현재 청와대는 그들이 바라는 단계적 통일만을 상정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급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켄트 콜더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전략적 차원에서 북한 붕괴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커졌을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 러시아 한국의 원조가 계속되는 한 북한 정권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안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