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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경 의견서에 담긴 구교수의 충격적 행적

[사설] 검경 의견서에 담긴 구교수의 충격적 행적

Posted October. 14, 200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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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은 영장과 구속 의견서에서 강정구 교수가 북한의 행동지침을 답습한 혐의를 적시했다. 강 교수의 언행이 북한이 내린 행동지침과 일치한다면 학문의 범위를 뛰어넘어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 의혹에 해당한다.

강 교수가 받고 있는 의혹은 본격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검경이 북한의 지침에 맞추어 활동했다는 잠정적 판단을 제시했음에도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불구속 수사를 지시한 것은 지나치게 안이하다.

검경 의견서에 따르면 강 교수는 북한 노동당 통일선전부 소속 대남통일전위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반민전)의 지침과 시기적으로 일치된 행동을 했다. 반민전의 홈페이지 구국전선은 신년 메시지에서 올해를 주한미군 철수 원년으로 정하고 맥아더 동상 철거 운동을 독려했다. 강 교수는 인천 통일연대 토론회 강연과 인터넷 매체 칼럼을 통해 맥아더 동상을 당장 부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 양쪽에서 같은 시기에 맥아더 동상 철거운동이 시작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 구국전선에는 이례적으로 강 교수의 강의내용, 논문, 발언록이 상세히 실려 있다.

강 교수의 글과 말은 사회주의 통일을 지지하고, 통일을 방해하는 미 제국주의자들을 추방하자는 일관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맥아더 동상 철거 및 미군 철수 운동이나 만경대(김일성의 생가) 정신으로 통일하자는 견해가 반민전의 지침에 따른 일관된 행동이었다면 그는 북한이 주도하는 통일을 이루기 위해 우리 체제를 무너뜨리는 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을 만하다.

새롭게 드러난 의혹이 중하기 때문에 강 교수에 대한 수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나 마찬가지다. 검찰은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는 대로 본격적인 조사를 벌여 이 부분 혐의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중대한 혐의가 인정된다면 법무부장관은 불구속 지휘를 취소하고 신병 처리를 사법부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