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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국의 미국 PGA

Posted July. 12, 2005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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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자프로골프(PGA) 대회는 우승 상금만 평균 90만 달러나 된다. 메이저대회는 그보다 많은 100만120만 달러. 한 판만 우승해도 부와 명예를 단숨에 거머쥔다. 참가 선수에게 성적에 따라 주는 총상금은 평균 450만 달러로 적으면 300만 달러, 많으면 750만 달러에 이른다. 50세 이상 선수로 구성된 시니어 PGA가 상금과 인기 면에서 PGA의 뒤를 잇는다. 박세리 박지은 김미현이 뛰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대회는 시니어 투어보다 상금, 인기 면에서 밀린다.

PGA 대회의 우승 상금은 LPGA 대회의 총상금과 맞먹는다. 그래서 전자의 1승이 후자의 10승과 맞먹는다는 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최경주가 지금까지 2승을 거두며 활약하고 있는 꿈의 무대 PGA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정면승부를 겨루는 무대다. 골프 여제()라는 아니카 소렌스탐도, 천재라는 미셸 위도 PGA의 컷(예선)을 뚫지 못한다. 60년 전에 예선을 통과한 여자가 단 한 명 있었을 뿐이다.

이런 골프 도사들을 위해 한 해 4548개 대회가 열리니 매주 출전하는 셈이다. 이들을 태평양 건너 극동까지 끌어와서 PGA 대회를 치르는 것은 무리다. 미국을 벗어나는 대회는 이동, 적응, 귀국 후 컨디션 조절까지 2주간 소요로 계산한다. PGA 톱랭커 모시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될 수밖에 없다. 타이거 우즈가 일본에 나타나면 출전료만 250만 달러라고 한다.

일본에도 PGA 정규 대회는 소니오픈 하나다. 그것도 미국 일본의 중간지점인 하와이에서 연초에 개막전으로 치른다. 선수들이 일본까지는 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한국관광공사가 진흥기금과 예산 등 60억 원, 스폰서 뒷돈 37억 원을 들여 제주도서 치른 대회가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겹친 대회 일정이라 유명 선수도 별로 오지 않았고, 홍보효과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세상만사 욕심이 앞서면 탈이 난다. 골프 스윙도 힘 빼기가 기본이라 하던가.

김 충 식 논설위원 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