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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시위 확산 부추겼다

Posted April. 20, 200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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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현지인들에게 불러일으켜 온 반감이 최근의 반일 시위를 한층 조장했다는 자성론이 일본에서 제기되고 있다.

도쿄신문은 20일 상하이() 등의 현장 취재를 통해 반일 시위의 가장 큰 원인은 중일 간 역사 인식 차에 있지만 일본 기업의 차별 대우도 문제라고 전했다. 최근 중국에서의 반일 시위 기간 중 일본 언론들이 일본 공관과 식당 등의 파괴된 모습만 중점적으로 보도해 온 터라 이 같은 자성론은 이례적이다.

이는 정치도시 베이징()보다 경제도시 상하이에서 발생한 반일 시위 양상이 더 격렬했다는 점에서 일본이 느낀 충격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상하이는 4500여 개 일본 기업체에 3만4000여 명의 일본인이 근무하는 중국 내 최대의 일본기업 거점이다.

급료와 승진 차별=상하이의 일본계 은행에서 일하는 한 중국 여성은 2년가량 일해 익숙해지면 다른 부서로 옮겨버린다. 이런 제도에서 누가 기업을 사랑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일본인은 중국인이 참을 수 있는 급료의 한계를 알고 있다. 가장 싸게 주면서 최대한 일을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일본계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일본 유학생 출신 여성의 지적이다.

다른 외국 회사는 급료체계상 중국인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국 근로자들이 느끼는 일본 기업에 대한 반발이 더욱 크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 문화 무시=상품만 보이고 사람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에 진출한 일본인 사회의 폐쇄성도 반일 감정을 촉발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상품을 팔려고 할 뿐 중국인들과 어울리지 않는 일본인 사회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폐쇄성은 기업 활동에서도 문제를 낳고 있다. 일본계 기업에 중국인 사장이 있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은 일본 본사가 모두 행사해 현지 종업원들의 이해를 얻기 위한 설명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무시하는 상혼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2년 전 도요타자동차는 중국어로 난폭하다는 뜻을 가진 파다오란 이름의 자동차를 선보이면서 중국의 상징물인 사자가 차에 경례하는 광고를 잡지에 실어 물의를 빚었다. 중국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난이 들끓자 결국 차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9월 캐논이 신형 디지털카메라를 내놓았을 때에는 1931년 만주사변 발발일이란 점에서 중국인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조헌주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