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누가 적인지 분명히 말해야

헨리 하이드(사진)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은 10일 한국은 누가 적인지 분명히 말해야 하며 대북 경제지원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이날 6자회담과 핵문제를 점검하기 위한 국제관계위 청문회에서 한국 국방백서의 주적 표현 삭제는 서울에서 나오는 안보문제와 관련된 혼란스러운 신호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의 발언은 북한의 핵 보유 선언(2월 10일) 이후 미 의회에 형성되고 있는 강경 기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청문회에서 나온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다.

하이드 위원장=미국과 한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단결해야 한다. 양국간 오해는 북한에 이용만 당할 것이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대량살상무기 폐기 외에 대안은 없다.

한국과 중국은 북한 정권에 쏟아 붓는 지원의 정도를 재고해야 한다. 북한의 핵 모험을 다루는 데에 실패한다면 아시아의 기존 안보균형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한국의 2004년 국방백서는 혼란을 일으키는 분명한 모순을 담고 있다. 평양이 주적이라는 부분을 삭제했는데 평양의 계속되는 적의는 한미동맹의 주요 근거다. 백서는 한국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이 모두 69만 명의 미군을 파견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이 누구인지 분명히 말해야 한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 조정관현 스탠퍼드대 교수)=북한의 핵 보유는 우리가 군사적 충돌을 무릅쓸 용의가 있어야 할 만큼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다.

한국에서의 전쟁은 너무 많은 사상자를 낼 수 있는 만큼 모든 외교적 대안을 다한 뒤에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외교적 대안은 신뢰할 만한 군사행동의 위협을 수반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우리가 북한과 대화하는 동안 북한은 핵무기를 늘리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은 북한 핵에 대해 미국과 같은 우려를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 대사=중국의 한 관리는 미국과 일본의 대만 안보에 대한 관심 표명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미 양국의 협력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국과 중국이 미국의 군사공격에 반대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원조를 바라면서도 핵 프로그램은 그대로 추진하길 원한다. 북한은 핵 능력의 불확실성을 이용해 우리를 혼란시키고 있다. 북한의 약점은 경제이며 한국과 중국이 우리와 협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권순택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