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은 반 토막으로 떨어지겠지요. 상당 기간 아예 거래가 없을 겁니다.(충남 공주시 그린부동산 조한운 대표)
수도 이전 예정지였던 연기-공주뿐 아니라 투기 바람이 불었던 충청권 부동산시장 전체가 마비되겠지요.(충남 연기군 새천년공인 윤상수 대표)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결정에 따라 충청권 부동산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만큼 하락 폭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시장 마비=올 상반기 충남 토지가격은 7.17% 올라 전국 평균(2.47%)을 크게 웃돌았다. 수도 이전 기대로 투자가 몰린 충남 연기군 아산시 천안시 등에서는 땅값이 상반기에만 11.2316% 급등했다.
연기군 남면의 농지 시세는 최근까지 평당 20만원을 웃돌았다. 조치원읍 침산리의 도로변 대지 시세는 평당 250만350만원. 이들 토지는 최근 1년새 25배나 올랐다.
연기군 새천년공인 윤상수 대표는 땅값이 절반 이하로 추락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며 땅을 팔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당분간 거래가 실종될 것이라고 밝혔다.
땅값 하락과 거래 실종은 충청권 전역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그동안 비()토지거래허가구역인 예산 홍성 청양 등에도 투자자가 몰렸으므로 충청권 전체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게 됐다고 말했다.
청양 홍성 등에서는 최근 1년새 땅값이 2배 이상으로 오른 곳이 많다.
수도 이전이 무산되면 정부가 충청권에 다른 개발 계획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실장은 다른 개발 계획을 기다리며 관망하는 사람이 많아 당장 땅값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수도 이전 예정지와 그 주변에 대한 각종 규제는 단계적으로 풀릴 예정이다.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따라 토지거래특례지역으로 묶여 있거나 건축허가 행위가 제한된 곳은 충남 공주시 반포면, 연기군 조치원읍, 충북 청원군 강내면 등 17개 지역. 이곳에서는 이번 위헌 결정에 따라 행위 제한이 즉시 풀린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과열지구, 토지 및 주택투기지역 등 다른 규제들은 신행정수도특별법이 아니라 건설교통부의 개별 법률에 따라 시행됐으므로 효력이 즉시 정지되지는 않는다. 다만 각종 규제가 수도 이전에 따른 투기 방지책으로 나왔으므로 단계적으로 풀릴 수 있다.
아파트값 하락, 분양 지연=전문가들은 땅보다 처분하기 쉬운 아파트가 단기간 더 많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도 이전 예정지였던 연기군 인근의 조치원, 대전 노은지구 등에서 아파트값 하락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부동산투자자문업체인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천안 아산처럼 고속철 개통이나 기업도시 추진 등 자체 개발재료가 있는 곳은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조치원이나 대전, 충북 오창지구 등은 단기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 이전 후보지와 20km 남짓 떨어져 있었던 대전 노은지구에서는 올해 초 아파트 시세가 평당 800만900만원까지 치솟았다. 조치원읍 신흥주공아파트는 32평형 시세가 4월까지 8000만원선이었으나 최근 1억3000만원으로 올랐다.
연기군 조치원읍 코리아공인 육도군 사장은 거의 초상집 분위기다. 내일부터 인근 아파트 급매물이 많이 쏟아져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하반기 분양계획도 차질을 빚을 전망. 건설업계에 따르면 1012월 충청권 분양물량은 21곳 1만5943가구에 이른다.
닥터아파트 강현구 정보분석팀장은 업체들이 행정수도 후광효과를 노리고 분양계획을 세운 데다 해당 지역에 미분양도 남아 있어 분양 연기가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 조인직 libra@donga.com cij1999@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