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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IAEA 핵감시 없애라

Posted December. 13, 2002 22:27   

북한이 12일 미국의 중유공급 중단 조치에 반발해 핵시설 동결 해제 입장을 발표한 데 이어 13일 영변 등의 핵시설에서 봉인과 감시카메라를 제거해 줄 것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요청했다.

북한은 13일 IAEA에 보낸 이제순 북한 원자력 총국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94년 제네바 핵 협정 이후 동결시켰던 핵시설들을 전력 발전을 위해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요청했다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에 핵시설을 재가동하지 말 것과 일방적으로 IAEA의 감시 설비를 훼손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IAEA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요구와 북-미간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라 94년 11월부터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동결을 감시해 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북한 핵동결 협정은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협정과 관련한 모든 당사자가 공약을 새롭게 하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동결된 핵시설을 안전하게 가동하기 위해 기술 전문가들이 긴급 회동하는 문제에 대해 북한이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북한은 아직 IAEA 요원들을 추방하거나 핵 감시 설비를 해체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어 재협상의 여지를 열어 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북한이 구체적인 조치를 일방적으로 취할 경우 긴장이 높아지겠지만 최근 북한 외무성 등의 어조로 미뤄 그럴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북한 핵시설이 있는 영변 주변에서 어떤 새로운 행동의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원자로 재가동에는 시간이 걸리며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핵물질이 생산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권희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