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성희]트럼프식 협상

정성희 논설위원 입력 2016-11-11 03:00수정 2016-11-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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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난봉꾼, 막말의 대가, 차별주의자…. 그러나 트럼프의 부동산 개발과 거래 과정을 지켜본 변호사이자 협상 전문가인 조지 로스는 ‘트럼프처럼 협상하라’라는 책에서 트럼프는 놀라울 만큼 체계적 생각을 가졌고 아주 복잡한 문제를 보통 사람들은 전혀 생각해 낼 수 없는 창의적 방식으로 해결한다고 소개했다.

 ▷1974년 뉴욕 42번가 그랜드센트럴 터미널 주변 지역은 슬럼화하고 있었다. 코모도호텔은 과거의 멋진 모습을 잃은 채 폐허로 변해갔다. 야심만만한 27세 청년 트럼프는 이 호텔을 사들여 현대식 호텔로 변신시키겠다는 사업 구상을 했다. 그러고는 파산 상태임에도 호텔 부지를 소유한 펜센트럴 철도회사, 건축허가를 담당하는 뉴욕 시와 뉴욕 주, 새로운 호텔을 들이고 싶지 않았던 호텔업계, 건물을 떠나야 하는 입주자들, 돈을 댈 투자자 등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5개 그룹과의 협상을 통해 불가능해 보이는 프로젝트를 완수한다. 이 호텔이 현재 뉴욕의 명물 그랜드하이엇호텔이다.

 ▷물론 이와 다른 주장도 있다. 트럼프 자서전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은 어제 책 광고가 나오자마자 교보문고 등에서 매진됐다. 하지만 1987년 트럼프를 18개월 동안 인터뷰해 실제로 이 책을 쓴 토니 슈워츠는 7월 ‘뉴요커’지에 “책을 팔 욕심에 트럼프를 가장 긍정적으로 색칠했다”며 “트럼프를 주목받게 만든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책 내용은 순전히 픽션이고 제목도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여야 맞다고 했다. 

 ▷로스는 트럼프식 협상의 핵심이 “강점을 활용하고 약점은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는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가 특유의 직관과 돌파력으로 판을 흔들면 마무리는 주변 사람들이 맡는다는 것이다. 반면 슈워츠는 “트럼프는 단 몇 분도 집중하지 못한다”며 그가 핵 코드를 쥐면 문명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분명한 건 트럼프가 철저히 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비즈니스맨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트럼프에 대해 공부할 게 많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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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거래의 기술#슈워츠#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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