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대 ‘캠퍼스간 전과’ 동국대 ‘학과 통폐합’… 본교-분교생 갈등

동아일보 입력 2010-12-30 03:00수정 2010-12-3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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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세탁” vs “기회 평등”
찢어진 한국외국어대 대자보.
지난달 23일 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 곳곳에 ‘용인캠퍼스 학생들의 복수전공 허용에 서울캠퍼스로 전과 허용까지? 서울캠퍼스 학생의 희생 강요하는 학칙개정안 반대한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 학교 스페인어과 3학년 유모 씨는 대자보에서 “복수전공 제도로 용인캠퍼스 학생들이 서울캠퍼스 졸업장을 갖고 사회로 나가고 있는데, 학교가 캠퍼스 간 전과까지 허용하기로 했다”며 “각각 다른 성적을 인정받은 학생들을 동일하게 대우하는 불합리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이 대자보에는 유 씨를 비롯해 120명의 학생이 서명했다.

학교가 준비 중인 ‘캠퍼스 간 전과제도 시행령’은 각 캠퍼스 내에서만 가능했던 전과제도를 캠퍼스 간에도 허용한다는 것.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서울로 복수전공을 신청한 용인캠퍼스 학생들 때문에 수강신청은 물론이고 수업을 제대로 듣기도 어렵다”며 “학교가 강의실이나 교수 등을 확충하지 않은 채 양쪽 캠퍼스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학교 측은 “두 캠퍼스의 우수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과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며 “늘어나는 인원에 맞춰 적절하게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자보가 일주일 만인 이달 1일 찢긴 채로 발견되면서 두 캠퍼스 소속 학생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용인캠퍼스 학생이 대자보를 훼손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또 용인캠퍼스 학생이 온라인 학생 커뮤니티인 ‘훕스라이프’를 해킹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최근 서울캠퍼스 소속 인증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훕스라이프2’가 개설됐다. 서울캠퍼스 학생회 측은 “전과 제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행령 개정 과정에 있어 학교가 학내 의견 수렴 등 모든 절차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대학의 서울과 지방캠퍼스 간 학생 갈등은 한국외국어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2007년 경주캠퍼스 법대를 폐지한 동국대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동국대는 학부 수업환경 개선을 위해 2007년 경주캠퍼스 법대를 없애고 올해 1학기 1∼4학년 재학생 400여 명을 서울캠퍼스 법대로 편입시켰다. 동국대 행정학과 박모 씨(26·여)는 “분명 경주에서 올라온 학생인데 출석부에 서울캠퍼스라고 적혀 있어 화가 날 때가 있다”고 했다. 갈등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이어졌다. 최근 학생 커뮤니티인 디연넷에 ‘경주캠퍼스 법대 학생이 주차관리요원 아저씨에게 막말을 했다’는 글이 올라오자 “경주캠퍼스 애들이 학교 질을 떨어뜨린다” 등의 비난이 쏟아진 것. 이에 경주캠퍼스 학생들이 “눈칫밥에 서자 취급받으면서 살 거면 괜히 올라왔다” “너희들은 귀족이고 우리는 천민이냐” 등의 반박 글을 올리면서 원색적인 비난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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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간 학과가 통폐합된 중앙대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지난해부터 유사 학과들을 통폐합해 온 중앙대는 서울캠퍼스와 안성캠퍼스를 합쳐 77개였던 학과를 44개로 줄였다. 서울캠퍼스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과를 합친다”며 “안성캠퍼스에서는 서울캠퍼스로 가고 싶다고 일부러 졸업을 미루는 사람도 있고 축배를 드는 분위기라는데 서울캠퍼스는 울상”이라고 전했다. 학교 측은 “2011학년도 신입생부터 학과를 통폐합해 선발하되 재학생들은 해당 캠퍼스 전공으로 졸업하게 된다”며 “학과를 통폐합하더라도 안성캠퍼스 학생이 서울로 와서 공부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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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31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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