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시도 중등교사 한학교 평균근무일수 조사…전남지역 교사 근무기간, 서울의 절반

동아일보 입력 2010-09-18 03:00수정 2010-09-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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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평균 718일… 최하위 제주는 447일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는 공립고와 사립고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쟁의 승자는 대부분 사립고다.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 성적을 보면 수성구 1, 2, 3위는 모두 사립고였고 10위 내에 공립고는 2곳뿐이었다. 이곳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2010 수능에서 사립고는 국공립고에 비해 모든 영역에서 1등급 학생 수 비율이 높았다.

▶본보 4월 15일자 A5면 참조
자사고-외고 ‘수리 나’ 1등급 24.4%…평준화 고교의 5배

경기 의왕시, 1등급 비율 시군구 1위 비결은
전 영역 표준점수 1위 ‘제주 교육의 힘’

왜 사립이 공립보다 성적 우위를 나타내는 것일까. 대구의 한 공립고 교감은 “사립은 교사가 계속 한 학교에 근무하기 때문에 진학지도에 연속성이 있다. 공립은 주기적으로 교사들이 전보를 하기 때문에 ‘우리 학교’라는 의식이 사립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교사가 한 학교에 장기간 근무하면서 소속감을 갖는 것이 교육 효과로 나타난다는 것은 교육계의 일반적인 통념이다.

동아일보가 16개 시도의 교사들이 한 학교에 얼마나 오래 근무하는지 조사한 결과 시도별로 최대 2배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교사들이 가장 오랜 기간 한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반면 전남지역 교사는 한 학교에 머무르는 기간이 서울의 절반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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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교원을 대상으로 현재 근무하는 학교의 근무일수를 조사한 결과 1위를 기록한 서울의 평균 근무일수은 830일이었다. 교사 1년 근무일수가 205일 내외이므로 약 4년을 한 학교에서 근무했다는 의미다. 전국 평균인 662일에 미치지 못하는 지역은 12개였다. 최하위인 제주는 447일, 전남은 489일로 교사들이 한 학교에서 근무한 지 2년 반도 되지 않았다.

수도권과 이외 지역의 격차도 컸다. 서울·경기·인천의 현재 부임 학교 평균 근무일수는 718일이다. 반면 이외 지역은 613일로 100일 정도 차이가 났다. 인접한 지역이라도 차이는 크게 나타났다. 전남이 489일인 데 비해 전북은 751일이다. 전남지역 교사들보다 전북지역 교사들이 1년 반 정도 한 학교에 오래 머무르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면 단위 이하 지역과 도서·벽지 등이 많은 시도에서 교사들의 전보가 잦기 때문이다. 열악한 지역 학교에 발령받은 교사는 그 학교를 빨리 벗어나려고 하기 때문에 교원 순환이 그만큼 자주 일어나고 있다. 시도별로 한 학교에 4, 5년을 근무해야 정기 전보 대상자가 되지만 지방에서는 그 이전에라도 출퇴근 불편 등을 이유로 발생하는 비정기 전보가 대도시보다 자주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낙후 지역에 근무할 경우 승진 가산점을 주기도 하지만 보통 2, 3년 정도 근무하면 가산점이 충분해지기 때문에 더 근무하려는 경우는 드물다. 또 낙후 지역이 많은 시도에서는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교육청에서 기피지역과 선호지역 순환을 자주 실시하고 있어 그만큼 교사가 한 학교에 머무르는 기간이 짧아진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전남은 전북보다 도서지역 학교가 많다”며 “도서지역 근무 경험이 없는 교사를 우선적으로 강제 순환 전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고교 진학담당 교사는 “교사가 한 학교에 오래 근무한다는 것은 학교의 여건과 학생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입학사정관제 등 최근 입시에서 교사의 학생에 대한 평가와 추천서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교사가 자주 바뀌는 학교는 경쟁력이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환경이 열악한데다가 교사들마저 자주 바뀌는 학교는 낙후 학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교육학)는 “낙후 지역의 잦은 교사 전보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지만 강제 전보는 교육적 효과가 없다”며 “기피 학교에 오래 근무할수록 파격적인 인사 혜택을 주는 등 강화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길 위의 학교 ‘로드스꼴라’
▲2010년 9월14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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