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육수와 꼬들한 면발… 서민 마음 달래는 칼국수[김도언의 너희가 노포를 아느냐]
칼국수를 싫어하는 한국인이 있을까. 라면, 짜장면과 함께 칼국수는 서민의 한 끼를 간편하게 책임지는 음식이다. 전국 재래시장에는 어김없이 어지간한 손맛을 자랑하는 칼국숫집들이 들어서 있다. 칼국수는 레시피도 유별날 게 없어 가정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어머니나 아내가 “오늘 점심은 칼국수”라고 하면 남자들은 한두 시간 전부터 설렌다. 보통 집에선 마른 멸치를 펄펄 끓여 육수를 내고 면은 밀가루 반죽을 치댄 뒤 돌돌 말아 썰어 만든다. 그런데 사실 말이 그렇지 요즘은 칼국수 생면도 동네마트에서 다 판다. 육수도 티백이나 고형의 코인 형태로 만든 것을 사다가 쓸 수 있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집에서 만들어 먹는 칼국수는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시장 칼국숫집이 뚝딱 만들어내는 그 치명적인 맛을 좀처럼 내지 못한다. 기분 탓일까. 서울 중구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청계천 영도교를 건너면 오른쪽에 ‘할아버지칼국수’가 있다. 업소용 중고 가전제품을 파는 가게들이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