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의 장치에서 주체적 패션 아이템으로 ‘뾰족’하게 돌아오다

파격적인 ‘노 팬츠 룩’으로 패션계에 충격을 안겼던 미우미우가 또 일을 냈다. 올 가을·겨울 파리 컬렉션 전면에 등장한 ‘불릿 브라’, 일명 콘 브라가 주인공이다. 색색의 니트 아래 뾰족하게 솟은 실루엣은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쇼 직후 ‘불릿 브라의 귀환’이라는 말이 나왔다. 수장 미우차 프라다는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우리가 과연 여성스러움으로 힘을 얻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전형적 여성성의 상징을 비틀어 보게 했다. 불릿 브라는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인 1940년대 처음 등장했다. 컵이 탄환이나 원뿔 모양으로 과장된 것이 특징이다. 컵 안의 동그란 스티치가 가슴을 모아 올려 현대의 푸시업 브라 못지않은 볼륨감을 만들어낸다. 이름 그대로 ‘총알(Bullet)’이라는 다소 과격한 단어가 붙은 것도 모양 때문이다. 애초엔 군수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안전을 높이기 위해 발명된 실용적인 물건이었지만 전후에는 오히려 여성미를 극대화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라나 터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