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홍 칼럼]무소불위 21세기 新국보위

‘권력자가 뭐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시대’, 그런 암흑기는 고대나 중세의 절대왕권 시대에만 있었던 건 아니다. 아직 어린 중고교 시절이었지만 1980년대 초반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국보위(국가보위입법회의) 뉴스들을 들으며 느꼈던 황당한 느낌은 지금도 기억난다. 당시 국보위는 집권세력이 원하는 건 뭐든지 법률로 만들어냈다. 1980년 10월 27일 출범한 국보위가 6개월간 만들어낸 법률은 무려 189건에 달했다.대학 신입생 시절 시위를 하다 잡혀간 선배들의 재판을 방청하면서 느꼈던 감정도 지금도 선명하다. 기계처럼 틀에 박힌 판결문을 읽으며 유죄를 때린 뒤 도망치듯 법정 뒤로 사라지던 판사들의 초라한 뒷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최고 권력자가 입법 행정 사법 3권을 다 장악했던 무소불위 절대권력의 시대는 38년 전 종식됐다. 그런데 악몽을 꾸는 걸까. 데자뷔일까. 요즘 여당에서는 ‘국보위 마인드’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행태와 발상들이 쏟아져 나온다.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몇 건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