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박원호]AI가 대신 써줄 수 없는 글
어김없이 돌아오는 마감일이면 인공지능(AI)이 대신 글을 써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상상한다. 제목과 주제만 던져 주면 기승전결이 완벽한 칼럼을 AI가 순식간에 완성해 줄 수 있으면 하고 소망하기도 한다. 어쩌면 제목과 주제까지도 자동으로 시대의 트렌드를 읽고서 반응이 좋을 내용을 미리 찾아 주면 금상첨화겠다. 그러나 부질없는 소망이다. 만약 그것이 정말 가능하다면, 비록 알량한 배움과 소박한 관점일망정 나 같은 필자가 애초에 언론 지면에 필요하지 않았겠지, 라고 생각한다. ‘일자리’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새삼 글쓰기의 괴로움 못지않은 글쓰기의 즐거움을 생각하면 이 일을 컴퓨터에 빼앗기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 적어도 이렇게 모순되는 마음으로 시작되는 글을 AI가 쓰지는 못할 것이라 자신한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었던 2016년에 이어, AI가 우리 생활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것은 챗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LM)들을 통해서였다. 그런 의미에서 장강명의 ‘먼저 온 미래’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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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