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가운 예우[이준식의 한시 한 수]〈307〉
상서성 낭관이 되신 지 40년, 지금껏 명사 중에 귀하 같은 분 더 없었다오.세상사 잘되고 못되고는 접어두고, 술동이 앞에서 건강 과시하며 한번 즐기시지요.주옥은 분명 귀하의 말과 글로 이루어지고, 산천은 오히려 귀하의 정기를 통해 더 잘 드러났을 터.술에 기댄 제 말이 경솔하다 탓하지 마오. 한때는 문장 들고 찾아뵌 적도 있었지요.(粉署爲郎四十春, 今來名輩更無人. 休論世上昇沉事, 且鬪樽前見在身.珠玉會應成咳唾, 山川猶覺露精神. 莫嫌恃酒輕言語, 曾把文章謁後塵.)―‘연회에서 유우석께 드리다(석상증유몽득·席上贈劉夢得)’ 우승유(牛僧孺·820∼848)선배에 대한 시인의 예우가 깍듯하다. 말과 글은 주옥같고, 정신은 자연의 정기(精氣)처럼 소쇄(瀟灑)하다. ‘지금껏 명사 중에 그대 같은 분 더 없었다’는 극찬을 쏟아낸 이유다. 상대가 정치적 박해로 20여 년간 지방관으로 떠돈 이력을 알고 있기에, ‘세상사 잘되고 못되고는 접어두고’ 맘껏 취해 보자고 주흥을 돋운다. 회남(淮南) 절도사이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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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