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신광영]철권통치자 두테르테에게 양날의 칼이 된 ‘범죄와의 전쟁’
11일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홍콩 방문 후 귀국하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80)을 인터폴 형사들이 에워쌌다. 재임 시절 범죄자들을 무자비하게 처단했던 철권통치자 두테르테에게 형사들은 체포영장을 내밀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반인도적 살상 범죄 혐의로 발부한 영장이었다. “내가 무슨 범죄를 저질렀다는 거야!” 그는 역정을 냈지만 형사들에게 붙들려 ICC 본부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압송됐다. ▷두테르테는 “범죄자 10만 명을 죽여 물고기 밥이 되도록 강에 버리겠다”는 공약으로 2016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필리핀 제2의 도시인 다바오시 시장 시절 범죄 용의자 1700명을 즉결 처형하는 극단적 방법으로 범죄를 척결했던 그다. 취임 후 공약대로 대대적인 범죄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마약 등 강력범죄 혐의자에 대해선 체포에 저항하면 사살하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무고한 죽음이 적지 않았다. 사법절차 없이 처형된 용의자가 정부 집계로만 6000여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