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에 등장한 분홍색… 섬세함과 우아함을 더하다
남자는 핑크를 싫어한다? 과연 사실일까. 언젠가부터 여성은 분홍색, 남성은 파란색 같은 색상 구분 짓기가 이뤄지면서 다 큰 성인 남자가 분홍색 옷을 입거나 물건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별스럽게 보는 시선도 많다. 어쩌면 남성들은 태어날 때부터 핑크를 선택할 기회를 박탈당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0여 년 전만 해도 핑크는 남자들을 위한 색이었다. 18세기 당시 유럽에서 성행한 로코코 시대 패션은 우아함의 극치라 할 만하다. 특히 상류층 남성 사이에선 밝고 화려한 색깔의 옷이 인기를 끌었다. 그중에서도 시선을 단번에 집중시키는 분홍색은 염료가 비쌀뿐더러 제조 과정이 까다로워 서민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색이었다. 남성에게 분홍색 정장은 부를 드러내는 상징처럼 떠받들어졌다.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1746년(영조 22년) 편찬된 ‘속대전’에 따르면 당시 정3품 이상의 품계에 해당하는 높은 관직의 당상관들은 죄다 분홍색 관복을 입었다고 한다. 당대 관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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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