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길들여준 어린 왕자들을 붙잡으며[내가 만난 명문장/나혜진]
“나는 너와 놀 수 없어. 나는 길들여져 있지 않거든.”―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중많은 이들이 이미 아는 동화와 문구를 다시 한번 소개하려는 이유는 이 동화가 특별하게도 타인과의 ‘무언가’를 여러 가지로 잘 나타냈기 때문이다. 많은 단어가 들어갈 수 있는 ‘무언가’ 가운데 필자는 타인과의 ‘우정’을 다뤄 보려고 한다. ‘우정’과 해당 문장 속의 ‘길들여짐’은 매우 닮아 있다. 누군가의 특별한 이가 되는 것. 누군가에게 내가 인식되는 것. 누군가에게 다른 이와 내가 별개로 보이는 것. 동화 속 여우가 말하는 길들여짐이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길들여짐은 우정보다 사랑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맺는 수없이 많은 우정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 등도 포함돼 있다. 사랑이란 길들여진 여러 우정 속에서도 더욱 그 사람에게 각인된 길들여짐이 아닐까. 이 동화에서 길들인 것에 대한 책임을 요하는 문장을 볼 수 있다.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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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