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하게 응원하는 프로스포츠 선수가 불법 도박에 연루됐다거나, 혹은 데뷔 때부터 광팬이었던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마약 복용 혐의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해 보자. 요즘 상한가를 찍고 있는 확증편향이 작동한다면,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즉각적 반응은 현실부정일 것이다. “에이, 그럴 리가 없어”라거나 “아마 가짜 뉴스일 거야”. 예상과 달리 객관적인 증거가 차고 넘쳐 혐의가 확정됐다고 치자.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에구,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으면 그랬을까.” 한술 더 떠, “도박이나 마약이 음주운전처럼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는 건 아니잖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대상에 대한 호의적 태도를 유지하기 위한, 소위 ‘동기화된 추론’이다. 유사한 맥락에서, 같은 잘못을 하더라도 ‘우리’ 사람에게 ‘그들’에 대해서보다 더 관대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흔히 찾을 수 있다. 팔은 안으로 굽고, 객지에서는 고향 까마귀도 반갑다고 하지 않던가. 사회정체성 이론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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