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쪽을 바라보다[안드레스 솔라노 한국 블로그]
7년 전, 서울에서 살면서 스페인어를 한국어로 바꾸는 일을 주로 하는 번역가를 만났다. 서른 살 정도였지만 고독하고 집요한 번역 노동의 특성 때문에 나이가 더 들어 보였다. 어딘지 모르게 더 똑똑해 보였고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것 같았다. 적어도 내 눈에는그랬다. 그래서 대화를 나누다가 오랫동안 마음에 걸렸던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 “한국어로 번역된 남미 문학 작품은 왜 이렇게 적은 거지요? 다른 나라에서는 스페인어 문학 작품들이 점점 더 인정받고 있는데 말입니다. 특히 사만타 슈웨블린이나 마리아나 엔리케스 같이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작가의 작품도 거의 없고요.” 그의 대답은 나를 놀라게 했다. 이들의 작품은 한국어로 번역되긴 했지만, 그 책을 읽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했다. 저는 로베르토 볼라뇨가 떠올랐다. 사망한 후에 세계 최고의 작가로 인정받은 이 칠레 작가의 작품은 한국에서 특별 컬렉션으로 나왔지만, 출판사마저 놀랄 정도로 판매 실적이 저조했다. 남미 문학은 한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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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