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에도 존재감 넘치는 사람이 되는 법[정경아의 퇴직생활백서]
출입문을 열자마자 고성이 들렸다. 팔순 가까운 어르신 한 분이 막무가내로 밖으로 나가려 하자 두 사람이 극구 말리는 듯한 광경이었다. 늘 조용하기만 했던 요양병원에서 이게 무슨 영문인가 싶었다. 자세히 보니 막아서는 사람은 김 선생님이었다. 김 선생님은 요양병원의 주말 근무자로, 안내나 주차 확인 같은 자잘한 업무를 처리하시는 분이다. 마침 선생님에게 여쭐 것이 있었는데 당장은 어려워 보였다. 할 수 없이 로비 한쪽에 앉아 상황이 종료되기만을 기다렸다. 언뜻 들리는 내막은 이러했다.어르신은 요양병원 환자셨다. 최근 아내분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게 돼 걱정이 많으신 것 같았다. 그날은 원래 아드님이 와서 어머니 근황을 전해주기로 했었는데 갑작스레 못 오게 되는 바람에 실망이 크신 듯했다. 답답한 심정에 직접 댁으로 가려 했으나 이를 병원 직원들이 막아선 것이다. 차가운 날씨에 외투도 안 걸친 차림새에서 어르신의 간절함이 느껴졌다. 어르신은 화가 나셨는지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오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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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