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팬데믹… 자연의 반격 그린 ‘에코스릴러’ 뜬다
어느 날 대재앙의 검은 비가 내린 서울. 사람들의 피부가 쩍쩍 갈라지고 나뭇가지 같은 각질이 솟기 시작한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번지며 서울 시민 수백만 명이 나무로 변해버린다. 서울 전역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 “90분 안에 서울을 탈출하라!”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뚫고 폭발하듯 솟아오른 나뭇가지들이 건물 표면에 살풍경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잎사귀를 뜯으면 나무에선 피를 닮은 새빨간 수액이 튀어 오른다. 결국 저주받은 도시엔 방벽이 들어서고, 서울은 거대한 테라리엄(terrarium)으로 변해간다. 최정원의 신간 소설 ‘허밍’(창비)은 서울 시민들이 ‘나무 좀비’가 된다는 파격적인 설정을 담고 있다. 요즘 이런 장르를 ‘에코 스릴러’라고 부른다. 환경(ecology)과 스릴러(thriller)의 합성어로, 자연재해나 기후 위기 등을 소재로 긴장감이 넘치는 콘텐츠들을 일컫는다. 영미권에서 시작돼 최근 국내에서도 여러 소설이나 영화가 나오는 분위기다. 환경 문제란 무거운 주제를 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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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