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아버지가 되는 건 아니더라[소소칼럼]
가챠(뽑기 캡슐)나 현질을 하지 않는 내게, 출산은 마치 인생을 건 슬롯머신 같았다. 아이가 건강히 태어날 확률, 지능이 좋을 확률, 잘생기거나 예쁠 확률. 콩 심은 데 콩 나온다지만, 수만 가지의 가능성이 내 머릿속을 헤집었다. 홀 아니면 짝. 50%의 확률로 아들이 당첨됐다. 아들이라니. 나는 절망했다. 미디어 속에는 딸바보들의 이야기만 가득했다. 아빠와 아들에 관한 이미지는 쉽게 생각나지 않았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아버지를 살해하는 오이디푸스 이야기만 떠올랐다.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했다. 아기가 태어나면 자연스럽게 부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