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분노도 질투심도, 피할 수 없다면 오롯이 느껴라
2014년 5월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6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범인은 당시 22세 남성 엘리엇 로저. 그는 성인이 되도록 여성과의 성 경험이 없는 것에 ‘분노’를 품고 있었다. 로저는 범행 전 작성한 ‘선언문’에서 “여성들이 내게 행복한 삶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 대가로 그들의 삶을 모두 빼앗아 가겠다. 이것은 공정한 일”이라고 썼다. 엉뚱한 대상에 대한 분노가 참극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정말 분노라는 감정 자체가 범죄의 원인일까. 신간은 분노와 시기, 질투, 앙심, 경멸 등 부정적 감정들에 대한 일종의 ‘변론서’다. 미 스와스모어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동·서양 철학자 12명이 여러 부정적 감정에 대해 내리는 정의를 살펴본다. 목적은 편견을 걷어내는 것이다. 그동안 부정적 감정은 정원에서 제거돼야 할 ‘잡초’처럼, 좋은 삶을 방해하는 일종의 장애물로 여겨졌다. 그래서 우리는 감정을 통제하거나 수양하려 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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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