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의 클래식感]깊은 겨울, 짧은 한낮의 외로움을 달래줄 음악들
겨울 산은 적막하다. 가을 내내 양식을 모아둔 다람쥐들은 어디에 웅크리고 있을까. 여린 멧새들은 어디서 추위를 피하고 있을까. 깊은 땅속을 파헤치고 들어간 아이들, 세상을 누비고 느끼던 모든 작은 것들아, 깊숙이 떨어져 내린 태양이 다시 살아날 때까지, 잎들이 다시 푸르러질 때까지, 참아 내거라. 우리 꼭 다시 만나자. 북극권에 걸쳐 있는 핀란드의 작곡 거장 시벨리우스의 극음악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는 숲에서 길을 잃었다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왕가의 신부가 된 여인의 불행을 그린다. 마지막 장면에서 여주인공 멜리장드는 작디작은 아이를 낳고, 혼미한 의식 속에서 지금이 겨울이냐고, 춥다고 말한 뒤 죽어간다. 이 장면의 음악 ‘멜리장드의 죽음’을 듣고 있으면 한기가 뼛속으로 스며드는 것 같다. 기운을 내기 위해 역시 북유럽의 거장인 노르웨이인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으로 분위기를 바꾸기로 하자. 혼자서 나름의 상상에 빠져 본다. 해변에 있는, 커다란 통유리 창이 있는 곳, 그런 데서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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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