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혼자 아무것도 못 해요” [후벼파는 한마디]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른다. 출퇴근길 오며 가며 담배를 태우는 한 남자를 본 기억은 있다. 그뿐이다. 이름을 묻진 않았다. 그가 먼저 말을 걸어와도 애써 외면해 왔다. 흉흉한 세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는 나와는 무관한 남이니까. 인파 속에서 만난다면 모르고 지나칠 딱 그 정도의 사이가 편했다. 내 얘기처럼 써놓았지만 실은 남의 얘기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2021년) 속 주인공 진아는 제 곁에 다가오려는 모든 이들과 애써 거리를 둔다. 두 귀엔 이어폰을 꽂고, 고개는 땅바닥을 향한 채 집 문밖을 나선다. 그 모습이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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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