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당혹과 충격, 혼란과 슬픔 속에 2024년은 저물지만…
2024년 갑진년(甲辰年) 한 해가 당혹과 충격, 혼란과 슬픔 속에 저물고 있다. 연초부터 디올백 수수 영상, 느닷없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4·10총선 후에 더 격해진 정치싸움, 브로커 명태균 파문이 이어졌다. 국민 삶에서 걱정을 덜어야 할 정치가 국정과 일상에 멍에가 된 가슴 답답한 한 해였다. 2%에도 못 미치는 경제성장, 믿었던 반도체 산업의 저조 등 경제에 어려움이 컸지만,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처럼 청량제 같은 순간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곧바로 국회에 의해 해제됐고, 11일 뒤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직무에서 배제됐다. 역사의 시계를 1980년쯤으로 되돌린 폭거였지만, 대통령의 잘못을 곧바로 바로잡는 민주적 절차를 지녔음을 확인한 건 작은 위안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직 대통령이 총과 도끼 사용을 재촉했다는 검찰 공소장이 공개됐고,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된 뒤엔 전남 무안에서 179명이 숨지는 항공기 참사가 발생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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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