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칼럼]통일을 ‘신 포도’ ‘못 먹는 감’ 취급할 일인가

강도 같은 위기에 처했을 때 “불이야!” 소리 지르라는 전문가들이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전이 걸린 일에 더 귀 기울인다는 건데,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통일, 하지 맙시다” 주장도 스스로 혼란에 빠진 자신의 문제를 엉뚱한 ‘도발적 발제’로 돌려 일단 세간의 시선을 끌려는 심산이 아니었을까 싶다. 평생 통일운동가를 자처하던 그로서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와 남한의 ‘자유의 북진’ 주장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일종의 존재론적 위기감을 느꼈을지 모른다. 그는 지나온 삶과는 180도 다른 주장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그런 자기부정에 앞서 반성과 성찰은 없었다. 대신 현실론자의 기민한 변신만 두드러졌다. 늘 적정선을 넘는, 그래서 스스로 신뢰를 깎아 먹는 진보좌파의 과잉 부채질 경향을 새삼 확인시켜 줬을 뿐이다. 한데 그 구설홍보(노이즈 마케팅) 효과는 용산의 자동반사적 대응 탓에 의외로 커졌다. 불순하다고 여겨지는 소리라면 참질 못하는 보수우파는 맹렬하게 반응했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